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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상

기분이 안 좋으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아이, 아빠의 고민과 다짐

by dhouse 2026. 7. 15.

아이가 커가면서 감정표현의 방법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더 어릴때는 자기 마음에 들지않는 일이 생기면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지르는 등 과격한 반응을 보였었는데
지금은 혼잣말을 하면서 시무룩해 하거나 조용히 눈물 흘리는 등 확실히 반응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그런데 최근들어서는 아이가 어떤 잘못을 했을 때 그것을 지적하고 훈육을 하니
아이가 듣기 싫은지 그 자리를 떠나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고있는데 친구가 먼저 새치기 했다고 느꼈는지
억울해하면서 정글짐 밑의 구석으로 들어가서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마음이 풀리면 나오는 상황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보니 확실히 아이가 화가 났을 때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부모로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되어 오늘 내용을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집과 놀이터, 두 공간에서 조용히 혼자 마음을 진정시키는 아이와 거리를 두고 기다리는 부모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
< 기분이 안 좋으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아이 >

제가 아이에게 보인 모습과 반성

아이가 어떤 잘못을 해서 아이를 불러 훈육을 하고 있다보니 아이가 듣기 싫은지 자기 방으로 가버리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너 그렇게 가버리면 더 혼날줄 알아' 하고 화를 내며 경고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러면 아이를 다시 돌아오게 해서 훈육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제가 적절하게 훈육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진짜 잘못을 이해하고 멈춘것이 아니라 그냥 제가 화내는 것이 더 무서워서 멈췄다는 생각에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방으로 들어가 버리면, 쫓아가서 "얼른 다시 나와서 얘기하자"고 재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귀를 막고 이불속에 들어가버리거나 커튼 뒤로 숨는 등 더욱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도망칠 곳조차 없어지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기분이 안좋아서 도망왔는데, 그 곳마저 아빠가 쫓아 들어오니 아이는 더 몰리는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가 달랐던 상황

그런데 저 대신 아내가 가서 아이를 달래러 들어간 경우들은 확실히 아이가 더 빨리 진정되었습니다.
아마 저는 방금 전까지 훈육을 하던 사람이라 아이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 상황"의 연장선에 있는 사람이었을 텐데,
엄마는 그 상황과 무관한 사람이라 아이가 마음을 열기 더 쉬웠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엄마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놀이터 상황에서는 제가(또는 아내가) 쫓아가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부르다가 기다렸을 뿐인데, 아이는 혼자 정글짐 구석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나왔습니다.
이건 아이에게 이미 어느 정도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힘이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집에서는 저부터 감정이 격해져,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리를 피하는 이유

그러면 아이가 화가날 때 왜 자리를 무작정 회피하는지 그 이유를 좀 더 찾아봤습니다.
5세 아이는 아직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 영역인 전두엽이 발달하는 중이라,
어른처럼 그 자리에서 감정을 추스르며 이야기를 듣는 게 구조적으로 아직 서툰 시기라고 합니다.
즉 아이가 자리를 피하는 건 "듣기 싫어서 반항하는 것"이라기보다,
감정이 벅차오를 때 그 자극에서 스스로를 잠시 떼어놓으려는 미숙한 자기조절 시도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 맞는 '감정코칭' 이론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존 가트맨 박사)
핵심은 "감정은 다 받아주고,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정해준다." 이며 코칭법은 아래의 다섯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아이의 감정을 포착하기
2. 그 감정 표현을 아이와 가까워질 좋은 기회로 여기기
3. 감정에 이름 붙여주기 ("지금 많이 속상했구나")
4. 공감하며 경청하기
5.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기
이 순서로 보니, 놀이터에서는 의도치 않게 아이 스스로 1~5단계를 혼자 생각할 시간을 준 셈이었고,
집에서 제가 아이를 압박한 것은 그 과정을 다 건너뛰고 곧바로 행동만 강제하려는 시도였던 겁니다.


아이가 진정한 이후 정확한 '대화' 코칭이 핵심 

그럼 아이가 혼날 때마다 자리를 피해도 계속 내버려두어도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아이가 크면서 부모의 훈육이 듣기 싫을 때마다 도망가는 것이 습관화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이 내용도 좀 더 고민해보니 결국 감정코칭에서 한계를 두라고 하는 대상은
"자리를 피하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에 대화가 아예 없어지는 것"이었다고 이해되었습니다.
5단계의 마지막이 결국 아이와 함께 한계를 정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으로 돌아오는 거라,
아이 감정이 진정된 뒤에는 다시 그 안건으로 돌아가서 대화를 마무리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구분하면 될 것 같습니다.
✔ 감정이 격할 때 잠깐 자리를 피하는 것 → 제한할 필요 없음. 아이가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정당한 방법
✔ 자리를 피한 뒤 그 사안이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것 여기엔 분명한 한계가 필요
 
그래서 실제로 적용해보면, "지금은 자리를 피해도 돼. 그런데 마음이 진정되면 다시 이 이야기를 마저 할 거야"
이렇게 말하며 결국 다시 이 문제를 다시 다루겠다는 점을 알려주면 될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아빠 입장에서도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어느순간 갑자기 감정이 격해져서 감정코칭 단계를 건너뛰어 버리고 바로 아이를 혼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이터에서 아이가 혼자 진정하고 나오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면,
제가 생각보다 아이를 못 믿고 조급하게 개입했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를 혼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어른이기 때문에 쉽게 아이를 혼내기 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서 자리를 피하는 것 자체는 인정해주되
나중에 꼭 다시 그 이야기로 돌아가는 것부터 해보려고 방향으로 저의 행동부터 고쳐보려 합니다.
 
혹시 저처럼 아이가 자리를 피하는 모습을 보고 고민과 걱정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이야기를 참고해서 한 번 생각정리 해보는 시간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글은 개인적인 육아 경험과 존 가트맨 박사의 감정코칭 이론 등 공개된 아동발달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칼럼입니다. 아이의 기질과 발달 속도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식은 다를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심하게 회피하거나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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