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저희 아이가 아침에 즐겁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카드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 뜨면 바로 "아빠, 원카드 게임 하자"하며 아빠를 찾습니다.
원카드 게임은 집 근처의 상점에서 티니핑 원카드를 사오면서 알려주게 되었습니다.
크게 복잡한 게임은 아니고 여름 날씨탓에 밖에 나가기도 어려우니 같이 해보면 좋겠다 생각했고
실제로 아이가 20~30분정도 심심해하지 않고 몰입해서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확실히 금방 배운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숫자, 색깔에 맞춰서 카드 내기에 급급했지만 점점 특수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자연스러워지고
말로 심리전을 펼치기도 하는 등(예: 이번 판 카드가 너무 좋은데?) 실력을 키워서
어느새 엄마, 아빠가 봐주지 않더라도 게임에 이기는 경우가 많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아이 승률이 좋아지니 더 재미있어서 또 게임을 찾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지금까지는 집에서 머리를 쓰며 엄마, 아빠와 즐겁게 게임을 한다고 긍정적인 상황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카드게임이 어린 아이의 두뇌발달에 좋은지와 주의해야할 부분은 없을지
신경이 쓰이기도 해서 한 번 관련된 내용을 찾아 정리해 봤습니다.

게임을 금방 배우는 아이가 신기합니다.
저는 아이가 원카드를 배우는 과정과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카드 색깔만 보고 맞춰서 내다보니 "숫자 또는 색깔이 같으면 내세요"
이렇게 카드 낼때마다 가이드를 해줬었습니다.
그리고 금방 게임의 규칙을 익혀서 더이상 이야기 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카드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그보다 더 발전해서 어떤 특수카드가 좋은지 알고 그 카드를 받으면 애써 표정관리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상대가 카드를 뽑아가면 좋아하고, 자기 카드가 두 장 남으면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으려 카드를 겹쳐놓습니다.
다섯 살 아이가 놀이에서 어른들이 가르쳐주지 않은 전략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카드게임의 장점을 찾아봤습니다.
어린 아이가 게임을 하면 두뇌발달에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있을지 찾아본 결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학술 자료를 검색해보니 '보드게임 활동이 유아의 수학적 인지능력 발달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처럼
보드게임 활동으로 유아의 수학적 인지능력과 수학에 대한 태도가 향상되었다는 연구가 있었고,
그룹게임이 유아의 인지발달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한 연구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는 미국 카네기멜런대 연구진(라마니와 시글러, 2008)이
숫자 보드게임을 활용해 유아의 수 개념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원카드와 같은 카드게임에 하나씩 대입해보면 장점들을 쉽게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색깔과 숫자라는 규칙을 번갈아 적용하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는 자극일 수 있고,
내고 싶은 카드를 참고 아껴두는 것은 충동을 조절하는 연습이며,
차례를 기다리고 규칙을 배우고 지키는 것 자체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추가 덤으로 숫자 카드를 계속 읽고 비교하니 수 감각에도 자연스럽게 노출됩니다.
다만 이 연구들이 원카드라는 게임을 활용해서 연구한 자료는 아니라는 점,
그리고 연구 결과가 장점 요소들(규칙 적용, 순서, 수 개념, 상호작용)은 설명 해주지만
실제 머리가 좋아진다는 해석하는 것까지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부작용이나 주의사항은 있을까요?
긍정적인 효과만 있다고 하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있어서,
혹시 부작용이나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지 함께 찾아봤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역시 승패에 대한 집착이었습니다.
이 나이대는 지는 경험을 소화하는 힘이 아직 자라는 중이라,
연달아 지면 울거나 게임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것은, 그렇다고 부모가 매번 져주는 것도 권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항상 이기기만 하면 좌절을 견디고 다시 도전하는 연습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당히 이기고 적당히 지는 경험이 섞여야 하는데,
원카드는 운이 절반인 게임이라 이 균형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부분이겠지만 생활 리듬의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처럼 아이가 유치원 등원하기 전에 게임 하자고 하는 경우에는
아침밥, 세면, 옷입는 과정이 다 밀리게 되어 끝에가서 아이를 재촉하다 혼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원 준비 다 끝나고 한 판", "저녁 먹고 두 판"처럼 게임시간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게임을 언제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방식이라 아이도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마무리하며
아침마다 카드를 들고 오는 아이를 보며 귀찮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는데,
다른 연구 결과들을 찾아보고 나니 생각보다 괜찮은 놀이를 하고있다는 어느정도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 감각, 규칙 적용, 충동 조절, 차례 지키기까지
어떤 큰 장비 없이도 간단하게 카드게임으로 즐기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또 지난글에서 아이와 둘만의 '아이 주도 놀이'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글을 정리하며 생각해보니 원카드가 딱 그 역할을 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르치거나 지적할 일이 없고, 아이가 이기는 날이 많고, 규칙은 게임이 대신 정해주니까요.
혹시 덥고 비오는 날이 반복되는 여름방학 기간
아이와 집에서 어떻게 시간 보내야할지 고민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간단한 카드게임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주말엔 엄마랑 단둘이 나가겠다는 아이, 아빠의 심정과 반성
※ 참고한 연구
'보드게임 활동이 유아의 수학적 인지능력발달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 '그룹게임이 유아의 인지발달에 미치는 효과', Ramani & Siegler(2008) 숫자 보드게임과 유아 수 개념 연구
⚠️ 본 글은 개인적인 육아 경험과 보드게임 관련 국내외 학술 연구 등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칼럼입니다. 아이의 기질과 발달 속도에 따라 적합한 놀이와 적정 시간은 다를 수 있으며, 특정 게임의 교육 효과를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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